최초 USB 포트를 통해 충전할 수 있는 전류의 양은 제품이 USB2.0일 경우엔 5V/0.5A(2.5W), USB3.0(지금은 USB3.2로 이름이 바뀜)일 경우에는 5V/0.9A(4.5W)가 최대 충전양(전류) 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휴대기기들의 탄생했고, 기존에 정의된 2.5W / 4.5W의 충전양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질만큼 휴대기기가 발전했죠. 특히 그 중에 휴대폰(스마트폰)의 경우가 그 발전 속도가 아마 가장 빠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활에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은 그만큼 사용빈도가 높아 배터리의 용량이 중요해졌고, 그에따라 그 배터리를 충전하는 충전속도에도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로 이어졌고,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USB 고속충전인 USB Power Delivery(PD) 기술이 탄생했죠.
물론 고속충전에는 삼성의 AFC(Adaptive Fast Charging), 퀄컴의 Quick Charging 등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USB 표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USB와 관련된 표준 및 규격은 USB-IF(USB Implementers Forum Inc)라는 단체에서 제정하고 있는데, AFC나 QC와 같은 USB-IF 규격 외 고속 충전 방식은 USB PD와 혼용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단, QC 4.0 버전부터는 USB 충전 규격을 도입하여 USB-IF에서도 PD와 QC 4.0 혼용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USB 고속충전의 시초는 USB BC1.2(Battery Charging v1.2)가 아닐까 싶습니다. USB BC1.2는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오늘날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USB PD나 퀄컴의 퀵차징보다 훨씬 이전에 있었던 USB 고속충전으로 USB 포트로 충전 전류를 5V/1.5A (7.5W)까지 할 수 있는 규격입니다.
1. USB Battery Charging v1.2
이 USB BC1.2는 충전 해주는 Source에 따라 DCP(Dedicated Charging Port), CDP(Charging Downstream Port) 모드로 나눠집니다. DCP, CDP 모두 5V/1.5A를 충전해주는 것은 동일하나 DCP는 USB 데이터통신이 없는 모드를 말하고(예를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충전기), CDP는 USB 데이터 통신을 하면서 5V/1.5A까지 충전하는 모드를 말합니다.
BC1.2 규격은 USB 커넥터가 이전에 우리가 많이 사용하던 A/B 타입에서도 지원을 하고있습니다. (USB PD는 Type-C에서만 지원합니다)
2. USB Power Delivery 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USB 고속 충전인 USB Power Delivery(PD) 입니다. 현재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익숙하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최대 100W(20V/5A)까지 충전할 수 있는 USB 차세대 충전 규격입니다.
3. USB PD 충전방식은?
PD 충전은 제품이 지원하는 PDO(Power Data Object)와 APDO(Augmented Power Data Object)라는 쉽게말해 충전 프로파일에 따라 충전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충전기와 스마트폰간 통신하여 서로 지원하는 충전 프로파일을 확인한 뒤 배터리 상태에 따라 최적의 충전 프로파일을 선택하여 충전을 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위 삼성의 45W급 PD 충전기를 보면 5V/3A(15W), 9V/3A(27W), 15V/3A(45W), 20V/2.25A(45W) 총 4개의 PDO를 지원하고 있고, 3.3~11V/4.05A, 3.3~16V/2.8A, 3.3~21V/2.1A 3개의 PPS를 지원한다고 나와있습니다.(PPS라고 표현하지 않고 APDO라고 표현하는게 더 정확한데, 아마 PPS를 지원하는 것을 강조하려 PPS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PDO에 있는 충전 프로파일은 값을 보시더라도 알 수 있듯이 5V, 9V, 15V, 20V 요렇게 전압값이 고정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PPS는 전압이 범위로 표현되어 있는데, PPS는 Programmable Power supply의 약자로 전압은 0.1V, 전류는 0.05A 단위로 아주 잘게 나누어 미세 조절하여 배터리 상태에 따라 최대 효율로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든 PD의 옵션 기능입니다.
배터리는 충전 정도에 따라 그에맞는 최적의 충전 전압과 전류가 있습니다. 충전기가 45W까지 지원한다해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0%부터 100%가 될 때까지 계속 45W로 충전하지 않는데, 배터리가 점점 충전됨에 따라 충전하는 전압과 전류를 낮추어야 배터리에도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만약 PPS를 지원하지 않아 고정된 전압만을 지원한다면, 배터리가 0%일때는 20V/2.25A(45W)로 빠르게 충전하다가 어느정도 배터리가 충전되어 전압을 낮추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9V/3A(27W)로 PDO를 변경하여 충전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PPS를 지원한다면, 처음에는 21V/2.1A(44.1W)로 충전하다가 배터리가 충전되어 전압을 낮추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전압, 전류를 20.09/2.1A(42.19W), 20.08/2.0(40.16W), 20.07/2.0(40.14W)… 이런식으로 그 배터리의 충전 상태에 따라 서서히 낮추어 최대의 충전 효율을 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PPS를 지원하는 충전기가 충전 속도가 빠른 것이죠.
4. USB PD와 Type-C
PD 충전에 있어 가장 선행이 되는 것이 Type-C 사용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스마트폰에 적용됐던 Micro 타입의 USB 커넥터를 사용한 제품에서는 PD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Type-A의 커넥가 적용된 Adaptive Fast Charging의 삼성 충전기도 PD를 지원하지 않죠.
그 이유는 PD 통신을 하기위한 절차를 이해하면 쉽습니다. 앞서 PD는 PDO/APDO에 따라 충전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이 PDO/APDO 정보를 충전기와 스마트폰간 서로 통신하여 공유한 뒤에 적절한 프로파일을 선택하여 충전하게 됩니다.
예시>—————————————————————————————————————————-
최초 충전기와 스마트폰이 Type-C 케이블로 연결되면
충전기: 안녕? 나 충전기야. 난 전원을 줄 수 있지
스마트폰: 안녕? 나는 스마트폰이야. 난 충전을 받아야되
충전기: 아 그래? 그럼 나는 PDO 5V/3A, 9V/3A, 15V/3A, 20V/2.25A로 충전해줄 수도 있고, APDO 3.3~11V/4.05A, 3.3~16V/2.8A, 3.3~21V/2.1A PPS 방식으로도 충전해줄 수 있어!
스마트폰: 오 그래? 나는 5V/3A, 9V/3A로 받을 수 있고 APDO는 PPS로 3.3~11V/2.25A 까지 받을 수 있어.
스마트폰: 그리고 난 지금 배터리가 거의 없으닌깐 PPS로 11V/2.25A로 충전해줘!
충전기: ㅇㅋ! 그럼 지금 PPS 11V/2.25A로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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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식으로 서로 통신을 하며 충전을 하게 되는데요 이 통신을 어디로 하느냐? 바로 Type-C 커넥터에만 있는 CC(Configuration Channel)을 통해 하게 됩니다.
따라서 당연히 이러한 CC핀이 없는 Type-A, Type-B 커넥터를 사용한 충전기, 케이블 등을 이용하면 PD를 지원할 수가 없는 것이죠.
5. E-marker는 뭐지?
USB PD와 함께 나온 용어 중 하나인 e-Marker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Type-C 케이블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가끔 “e-marker가 있어야 PD를 지원한다”, “e-marker가 있어야 PPS를 지원할 수 있다” 등과 같이 오해를 하고 계신분들도 있는데요, 정확히는 3A이상의 전류를 충전할 수 있는 케이블을 e-marker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e-Marker 케이블은 Type-C to Type-C 케이블 내에 e-marker IC가 내장된 케이블로 자신이 어떤 케이블인지 알려줄 수 있는 똑똑한 케이블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A 이상의 높은 양의 전류로 충전하기 위해서는 케이블의 두께도 두꺼워야 합니다. 얇은 전선을 이용하여 높은 전류로 충전해서는 케이블이 탈 수 있는 위험이 있죠. 따라서 PD 규격에서는 3A 이상의 높은 전류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3A 이상 충전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케이블에서만 충전하게 되어있고, 그 케이블의 구분을 e-Marker IC라는 것을 케이블에 삽입하여 3A 이상 지원하는 케이블임을 충전기와 스마트폰과 통신하여 알려주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왜 비싼 케이블은 비싼지 이해가 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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